영화 효자동 이발사는 송강호의 묵직한 연기로 박정희 정권 시절의 사회 분위기를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풍자한 작품이다. 그중 유독 인상 깊었던 장면이 하나 있다. 설사병이 유행하는데, 그 병에 걸리면 경찰에 잡혀가는 장면이다. 당국은 철저한 감시를 당부하며, 주변 사람들을 신고하라고 독려한다. 그런데 그 병의 이름이 다름이 아닌 '마르구스 병'이다. 나는 이 장면에서 곧바로 카를 마르크스를 떠올렸다. 카를 마르크스는 공산주의자인가?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체제를 비판하고 사회주의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인물로, 세계 경제학사의 한 축을 담당한 사상가다. 그의 《자본론》은 노동, 자본, 생산, 착취, 계급투쟁을 분석하며 현대 경제학과 사회학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마르크스는 오랫동안 ‘금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