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일기

철밥통 공무원 극복하기

시골공무원 2021. 10. 1. 16:32

<서울에서 근무할 때 쓴 글 입니다>

아침에 일찍 동사무소 출근합니다. 보통 아침 7시나 늦어도 7시 30분에 출근합니다. 행정업무를 미리 해놓습니다. 낮에 내방하시는 주민들이 불편함 없게 기다리는 일 없도록 신청사업 있을 때 구비서류도 미리 준비해놓고 안내지에 핵심적으로 설명할 것이 있으면 형광펜으로 칠해둡니다.

낮에 행정업무 하느라 가정방문이나 주민응대에 소홀하지 않도록 위함입니다.

가끔 한부모 주민 중 신청사업에 일 때문에 늦으시면 밤에 기다렸다가 접수를 받아 줍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사회복지 공무원으로서 제 존재 이유를 확인하게 됩니다. 소심한 적극행정이랄까요? 아니면 적극적인 소소한 배려일까요?

저는 서울에서 근무할 때 한부모, 차상위 주민 분이 신청서 제출하는 마감기한 있는 사업 같은 경우 낮에 직장 때문에 못 오시면 약속시간을 잡아 저녁 8시까지는 기다려 드렸습니다.

나의 잠깐의 수고가 주민에게 중요한 일이 되는 것. 공무원이 쉬이 짤리지 철밥통으로 롱런하는 존재의 이유는 여기서 찾아야하는 것 아닐까요

기계적으로 이해하면 주민은 국가에 세금으로 비용을 미리 지불했고 그에 상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기에 마땅히 그러해야 하고 사회사업의 가치로 이해하자면 사람이 살아가도록 좋은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에 사회사업가로서 마땅히 그러해야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저녁 6시면 퇴근하니까 내일 오세요~ 매일 그런것도 아닌데 너무 각박한 환경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각자의 처지가 다 다르니 동사무소 공무원이 조금만 수고해주면 민원 일선에서 큰 소리 안 나게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만 5년 되어가는 시점 복지관에서 하던 야생의 사회사업가 정신은 거의 물이 빠져버렸습니다.

저도 환경속의 인간이다보니 공직의 경직된 문화에 젖어드는 것 같습니다.

안하면 문제지만 더 해도 좋을 것 없는 문화에서 평균대 위에서 뛰어보고 싶지만 그냥 가만 서서 균형만 잡는 일들의 연속이네요 물론 그러한 일들도 중요합니다.

큰 사고 없이 지내는 것이 공무원의 복지부동이라 할 수 많은 없습니다. 큰 사고가 없다는 것은 주민도 큰 피해 없이 지내는 것이니까요.

주민들이 공무원을 철밥통이라 인식하는 것은 동사무소 공무원의 업무란 것이 그리 역동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번 떠올려볼까요? 당신은 지금 어느 동사무소, 행정복지센터, 면사무소, 주민센터를 들어가든 첫 장면에 보통의 사람들이 하찮게 생각하는주민등록등본,

초본, 인감 업무 등 행정서류 발급하는 민원대를 보게 될 것입니다.

사실 이 곳에서 인감 사고 등 중차대한 문제가 크게 나올 수 있는 개인민감정보를 다루고 큰 소리도 많이 나는 기피 근무부서 입니다. 그만큼 격무입니다.

사람들은 대개 '등본이나 떼주는 일 하면서 대학까지 나올 필요 있냐?' 비아냥거리지만

여러분의 가장 민감하고 내밀한 가족과 개인의 정보를 다루는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등본이나 떼주는 일이라뇨. 그렇게 보시면 안되구요 ^^ 군대처럼 기밀문서를 다루는 민감 업무라 생각하심 됩니다.

그러나 민원대 뒷편을 보면 다들 말없이 모니터만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뉴스를 보거나 인터넷 쇼핑하는 공무원을 보게 되면 줄창 앉아서 논다고 생각하겠죠. 확증편향의 오류겠죠. 거봐 공무원들은 다 놀고 있다니까.

그 사람이 이제껏 일하다가 동사무소 사업에 필요한 물품을 검색할 수도 있는데 말이죠. 특히 저 같은 경우에 반찬사업으로

물품구입, 복지사업 홍보물 구입 등이 있어서 쇼핑몰을 한 번씩 봅니다. 그리고 핸드폰만 하고 있다고 뭐라고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반찬사업하고 사진찍고 와서 케이블이 없어서 밴드에 사진을 올린 후 다시 제 컴에서 사진을 다운받거나 뭐 이런저런 멀티미디어를 이용해서 일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타인의 개인적인 속사정은 모르니 거봐 ~ 저렇게 놀고 있네~ 라고 확증편향 해버리죠. (물론 노는 사람 있긴합니다^^)

청소, 환경, 불법광고 단속, 제설, 강우대비, 시골에 오니까 산불, 구제역까지 여러분들이 쉬는 시간에도 보이지 않게 은밀하게 소소하게 일을 하는 것이 공무원 입니다. 결국 여러분 편인 사람들입니다. 응원까진 아니더라도 싸잡아 욕하진 마시구요 ^^

아무튼~ 공무원이 아침에 일찍 출근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면 하루의 마음가짐이 달라집니다.

공무원 여러분~!! 일찍 좀 출근해볼까요?

[출처] 사회복지공무원일기 - 일찍 출근하여 철밥통 공무원 극복하기|작성자 김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