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일기

공무원은 철밥통인가?

시골공무원 2021. 10. 1. 16:35

공무원 관련 뉴스 댓글에는 항상 ‘동사무소 공무원들 놀고 있는데 다 잘라버려라’ 이런 종류의 글들이 많다. 어쩌다 주민센터에 와서 컴퓨터만 평온하게 보고 있는 직원을 본 뒤 여러 가지 결론을 내릴 것이다. ‘저것이 놀고 있네’ ‘할 일이 없구만 컴퓨터만 보고 있고’ 등등 이런 논리적 오류를 과잉 일반화의 오류라고 한다.

심리학자 Beck이 말한 인지왜곡 현상인데 한 가지의 원인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자의적으로 내리는 것을 말한다. 주민센터에서 가만 앉아있는 직원을 두고 각자의 세상으로 해석해서 인지적 왜곡을 불러 온 것이다.

본인이 평소 컴퓨터로 홈쇼핑을 많이 한다면 ‘공무원 저것이 홈쇼핑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세상은 자기의 경험을 근거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지왜곡을 막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할 것이다. 객관화된 사실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결론을 보류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기다림을 견디지 못하기에 성급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특히 이런 왜곡을 더 조심해야 하는 것이 관용에 매우 인색하기 때문이다. 사회가 먹고 살만할 때는 공무원이 인기도 없었고 관심 밖이었지만 먹고 살기 팍팍해지다보니 공무원이 최대 관심사이자 욕먹는 1순위이기도 하다. 비단 공무원 아니라도 어떤 현상을 보고 단박에 여러 가지 결론을 내지말자 인터넷 뉴스에서 마녀사냥 당하는게 다 그런거다. 첫째, 현상을 관찰 후 기다리자. 둘째, 사람이니까 그럴수도 있지~ 관용의 정신으로 다가서자.

그리고 덧붙이자면 동사무소 여건마다 편차는 있지만 주민센터 생각보다 바쁘고 일도 많다.

주민센터 공무원 그러면 등초본만 발급하는 곳이라 생각하고 있는데 청소, 복지, 행정, 환경 등등 여러 분야에

많은 일을 합니다.

그리고 등초본 떼는 일은 다들 하기 싫어하는 고충 업무 입니다. 다녀간 민원인은 한 번 와서 떼가는 것이지만

하루 300명씩 그런 분들 다녀가시면 민원대 공무원들 파김치 됩니다. 제일 쉬운 일 같지만 그 곳이 제일 기피 부서입니다. 그냥 왔다가나요? 욕하는 사람, 규정 어겨도 봐달라는 사람, 딸 같은 여직원에게 상처 주는 사람 ...어이구

민원대는 그냥 최전방 지옥입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그러지요 그러면 공무원 관둬 그 일 하고 싶은 사람 많아...

어찌 그런 논리를 들이대십니까? 공무원이든 일반 회사원이든 각자의 영역에서 각자의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가 지고 가야할 업에서 각자의 고충이 있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비교는 말이 안되지요.....

해병대 다녀온 사람과 방위 다녀온 사람을 절대값으로 비교하면 해병대 다녀온 사람이 분명 힘든 군생활 했지요 하지만 각자가 다른 곳에서 자기의 처지대로 군생활 했는데 방위는 고충이 없을까요? 방위 복무한 사람이 해병대가서 생활하지 않은 이상 자신의 생활 자체가 비교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그냥 그 자리에서 다들 힘든 겁니다.

공무원이 일반 직종보다 편해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앉아 행정을 전달하며 감당해야할 책임의 무게는 다른 직종에서 볼 수 없는 또다른 고충이기도 합니다.

가뜩이나 각박한 세상에 서로 이해하고 살아야죠 관용의 정신으로 서로가 서로를 보듬지 않으면 점점더 힘들어 집니다. 우리 다 같은 을이잖아요.......... 어설프게 갑인척 하며 을끼리 상처 주지 말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