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일기

[사회복지 공무원일기] 공무원이 그 것도 모르나?

시골공무원 2021. 10. 1. 09:59

민원인을 열받게 하는 공무원

동사무소 전화하면 한 번에 답을 들을 수 없다!!

안녕하세요 사회복지공무원의 동사무소 일기 리뷰작가 김씨 입니다. 동사무소, 구청/시청, 병무청, 고용노동부 등등 내가 궁금해서 전화했는데 한 번에 답을 들은 적은 없습니다. 담당자 바꿔드릴게요~ 담당부서로 돌려드리겠습니다. 그러다가 정말 돌고 돌아 다시 처음으로 안내 받은 적도 있습니다. 정말 돌아버리는 일이죠~ 공무원은 왜 그럴까요?

도심은 너무나 복잡합니다... 내가 늘 다니던 길도 실수로 지나친곤 하죠 사람은 누구나 그렇게 실수 합니다. 공무원도 사람입니다.

리뷰작가 김씨

당신이 찾는 사람이 전화를 받을 수 없다

동사무소 대표번호로 전화가 울리기 시작합니다. 전 좌석에서 계속 울립니다. 누군가는 통화하고 있고, 누군가는 급한 서류로 바쁘고 누군가는 민원 응대 중입니다. 그러다 보면 덜 바쁜 사람이 전화를 받습니다.

"안녕하십니까~ 00 주민센터 김씨 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어제 민원24시로 전입신고 했는데 OOO이 안되가지고~"

"저기 선생님 저는 사회복지 담당이라서 그 부분은 잘 모르고 지금 행정민원대는 민원인 응대중이라서 연락처를 남겨드리고 전화 드리라고 하겠습니다"

"아니 동사무소 근무하면서 왜 그걸 몰라요?"

- 대표번호로 전화가 오면 누구든지 전화를 받다 보니 각자의 업무가 아니면 모를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당신이 원하는 사람이 전화를 받을 수 없다 ㅠㅠ

가족도 서로를 잘 모르는 세상입니다

기러기 공무원 김씨


학교의 예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행정직 공무원
사회복지공무원
비담임 교과 교사
등초본 업무하는 민원대
수급자 상담 등 민원대
담임 교사
고유 지역이나 업무가 있는 청소, 주민자치, 민방위 등 담당자
담당 지역을 맡고 있는 통 담당 사회복지 공무원

억지 비교이긴 합니다만 등초본 담당하는 민원대 공무원은 자기가 맡고 있는 지역은 없지만 고유의 업무를 수행합니다. 즉 복지업무나 행정직군의 담임교사 처럼 청소, 민방위 업무 등은 모를 수 있습니다.

학년반을 맡고 있는 담임교사가 다른 학년의 학생들을 잘 모르듯 사회복지 공무원도 다른 통의 주민은 잘 모를 수 있고 자기 교과과목이 아닌 다른 업무는 당연히 모릅니다.

1학년 1반 담임이 전화 받았는데 3학년 교과과정에 대해 묻는다면 물론 물어 물어 답변할 수 있지만 바로 답할 수 있을까요? 동사무소 공무원 마찬가집니다.

그래서 그나마도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은 이렇게 답합니다.

"담당자가 아니라서 답변을 바로 못 드리지만 전화번호 메모해서 담당에게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전화 받은 저는 OOO 입니다"

--- 담당자에게 알려주겠다 하고는 전화가 다시 오지 않으니 민원인은 이마저도 신뢰가 안가는거죠. 이해가 갑니다. 그래서 전화 받은 사람이 누굽니다. 다음에 이 민원이 처리 안되면 저에게 전화주세요~ 라고 믿음을 드리는 겁니다.

가장 최악의 답은 이런거죠

"담당자 없으니 다음에 전화하세요"

이건 뭐 욕먹어도 싼 짓입니다. 담당자가 누군지 어떻게 알며~ 담당자가 언제 오는지 어떻게 알며, 당최 뭐 이건 용서가 안됩니다.


저는 시군구청에서 근무를 해보지 않아 그 쪽 사정은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거긴 수백명이 일하니 복잡함이 말도 못하겠죠

동사무소만해도 직원이 20-30명입니다. 각자가 하는 업무, 그 업무에 링크된 프로그램으로 따지면 동사무소에 민원인이 궁금해서 전화할 수 있는 업무의 가지수는 최소 300가지가 넘습니다. 그 외에 동사무소에서 답변할 수 없는 모르는 일들, 황당한 것들도 전화가 넘칩니다.

민원인을 응대하다가 전화를 받을 수도 있고, 그것이 아니어도 민원인이 질문하는 것과 관련된 부서, 업무를 찾아서 연결해줘야기에 기본적으로 시간이 좀 걸립니다. 그렇다고 정확하게 연결이 안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업무라도 담당자별로 미세한 차이로 업무가 나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전화가 또 돌아갑니다. 정말 돌아버릴 일이지요.... 현실이 그러합니다. 이걸 막기 위해 어떤 민간 기관에서는 첫 대면을 ARS로 관련 민원을 찾게 만들어 민원인이 직접 선택하게 합니다만 작은 동사무소에서는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논픽션 미스테리 전화

"OO동 112번지 사는 사람인데, 집에 티브이가 안나오네"

실화 입니다. 이것 말고도 많습니다. 주소만 말하는 사람이 부지기수이고요 이름 말해도 누군지 모르는데 주소만 말해서 뭐 어떻게 압니까? 그런데 민원 내용이 테레비가 안나온다, 보일러가 고장이다. 집에 비가 샌다, 벽지에 곰팡이가 많다. 가구를 좀 옮겨달라, 이사할 때 차를 빌려달라, 사람을 찾아달라, 형인데 동생 주소를 알려달라... 어이구야~ 뭐 열거하면 끝이 없습니다.

동사무소에 이런 전화가 많이 온다는 건. 리뷰작가 김씨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고 좋은 일입니다. 관공서의 문턱이 그만큼 낮아졌단 얘기고요, 세상이 많이 민주화됐고 살만하단 겁니다. 그 옛날엔 관공서에서 술먹고 행패부리다가 두드려 맞고 파출소로 넘겨져서 최악의 경우엔 삼청교육대로 직행했으니까요.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민원인이 열받는 이유가 민원인에게 잘못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동사무소 바쁘니까 이해해달라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개발독재의 지독한 이기주의

참 열심히 살아왔죠... 6.25 이후 없는 살림에 개발독재 치하에서 오로지 나를 위해서만 살면 부자가 된다는 시스템에서 서민들만 죽어났죠. 우리 사회를 가만 돌아봅시다. 굳이 출세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지간히 먹고 살려면 좁은 입시의 관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 입시의 문을 좁힌게 누구일까요? 국민을 통제하기 위한 개발독재의 위정자들이었죠. 그래서 우리는 죽어라 나만 위해서 살아왔습니다. 운동회도 숙제도 교육도 어느 하나 빠짐없이 순위를 매기고 줄을 세워서 힘과 돈을 부여했죠.

그러다 보니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이타적 공동체는 ㅎㅎㅎ 그렇죠 이타적 공동체는 독재정권 아래에서 빨갱이로 몰렸으니까, 참....

뭉치면 빨갱이로 취급받고 흩어져 각자도생하면 국민을 통제하기 쉬우니까 우린 그런 세월을 살아온 겁니다.

민원인들이 관공서에서 소리 지르는 것 이해합니다. 왜냐하면 서로를 잘 모르니까요. 서로에 대한 이해심, 이타적 동기로 공동체를 위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적이 없으니까요. 공무원도 마찬가집니다.

소리치고 화내는 기저에는 80년대와 같은 억압된 시절에 보통의 방법으로는 해결이 안되니 내가 이만큼 쎈 사람이야~ 내가 누군지 알아~와 같은 정서로 강한 어필을 해야 일이 풀리던 시절의 모습들이 나의 자아를 아직도 휘어잡고 있는 독재의 그림자가 정신을 아직도 지배하고 있어서 그런건 아닐까 합니다.

고속도로 아무리 달려도30분 차이 안나더라

저는 총각 때 속도광이었습니다. 강원도 춘천에서 대구까지 1시간40분만에 주파한 적도 있습니다. 시속 190키로로 달리면서 카메라는 갓길로 피해가며 달려봤죠... 그래봐야 1시간 차이 입니다. 미친듯 달려도 1시간 대개의 경우엔 30분 정도 차이 입니다.

동사무소 민원보면서 바로 바로 안풀려서 소리치고 화내는 일은 5분에서 10분만 기다리면 다 해결되는 일들입니다. 당장 내 눈앞에 이 인간이 답변을 못하니 지배하고 처벌하고싶은 인간의 무의식적 욕망이 당신을 사로잡게 되면 이제 "동장 나와~" 슬슬 시동이 걸리는 겁니다.

공무원.... 여러분 생각하는 것보다 무능하지 않습니다.

국가를 유지하는 기본 도구 입니다. 좋은 도구도 있고 나쁜 도구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그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도 좋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제가 하는 말은 사견일 뿐입니다. 공무원의 대표 의견은 아닙니다.

혹시 제가 쓴 내용에 반감이 생기시더라도 널리 이해해주십시오

제 글이 틀린 생각은 아닙니다. 다른 생각일뿐이니까요

같이 살아갑니다

글 살 덧붙이기 : 생각보다 바쁩니다~ 뭐? 동사무소 가보니 전부 놀고 있더라만... 2시간짜리 영화를 1분만 보고 판단할 수 없잖아요~ 생각보다 바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