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공무원일기 - 사람은 자기 삶의 주체로 살아야 한다
2013년 사회복지정보원 근본담론 연수를 마치며
사람은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야...
‘오늘 아침 늦게 일어났다. 출근 준비로 바쁘니 아침은 대충 빵으로 때우고 바지는 어제 입던 것 그대로, 퇴근 후 단골 미용실에 들렸으나 임시휴무라 대신 친구를 만나 술 한 잔하고 집에 와 게임을 하다가 늦게 잠들었다.’
사람은 피곤하면 늦게 일어나고 자기가 먹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을 선택합니다.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결정하여 주인으로 살아갑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다 이렇게 살아갑니다.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고 또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갑니다. 사람과 사회다움이란 이런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되,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고 있습니까? 정치, 사회, 경제, 건강, 소득, 연령, 지역 등 여러 변수의 차이로 인해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편입니다
사람이 자기 삶을 주인으로 살지 못한다면 그 자체로 매우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사회사업 현장에서 만나는 약자들은 더욱 그러합니다. 대체로 우리가 만나는 약자들은 선택권이 별로 없습니다. 약자에게 많은 도움을 주려고 하지만 나라의 복지제도가 취약하고, 한국전쟁 이후 자선사업으로 시작된 사회사업에 대한 인식의 한계로 어떻게 하는 것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돕는 일인지 고민해 본 적 별로 없을 것입니다. 특히 장애인 집단 거주시설은 복지 시설에 대한 편견으로 더욱 조심스럽고 송구스럽습니다.
복지 시설은 오랜 기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공동 거주 시설입니다. 이 곳 장애인들이 보통의 사람들처럼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복지 시설이 아니라 공동 주택의 개념으로 접근을 해야 할 것입니다. 보통 아파트와 같은 공동거주 주택에는 입주민이라는 용어를 씁니다. 장애인 친구, 시설 거주인, 입소 대상자가 아니라 00 복지시설 이라는 공동주택의 입주민 인 것입니다.
아파트에 입주민의 불편을 해결해주는 관리사무소가 있듯 당연히 사무실도 입주민을 지원해주는 관리사무소 역할을 해야 합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입주민 동의 없이 일하지 않습니다. 일일이 물어보고 주민의 동의를 얻어서 일을 수행합니다. 마찬가지로 장애인복지 시설에서도 편의를 제공할 때 (복지서비스라 하죠) 모든 면에서 입주민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단체로 머리 깎고, 목욕하고 여행하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입주민들에게 묻고 상의하여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 수 있게 도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입주민들이 지역사회와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하여야 합니다. 물론 지역사회 또한 장애인복지 시설 입주민들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장애인복지 시설의 사회사업가는 이렇듯 입주민들이 주인으로 살되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 수 있도록 입주민과 지역사회를 모두 도모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사람답게 살되 함께 살 수 있습니다. 사회사업가는 직접 주는 사람이 아니라 주인으로 살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어떻게 하는 것이 주인으로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인지 매 순간마다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어떤 복지 시설에서 방문객들에게 소개할 때 “우리 장애인 친구들이..”, 라고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어떻게 친구 입니까? 입주민이지요. 나이도 다 같지 않을뿐더러 대등한 사람으로 관계 맺는 것입니다. 시설 입소 장애인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 집단화, 몰개성화, 대상화되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공동주택의 입주민으로 보기 시작하면 주인으로 살 수 있게 돕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되, 함께 살아야 합니다
보통사람으로 살 수 있는 장애인 복지를 고민해야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