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일기

사회적 위험에 대처하는 우리의 모습

시골공무원 2021. 9. 28. 16:17

한국사회의 계층을 종이로 사회적 위험을 물로 표현해보면 빈곤층은 한 겹밖에 안 되는 티슈다.

(티슈는 기본 두 겹이다.) 이 티슈에는 스포이드 물 한 방울만 떨어져도 곧장 뚫려버린다.

 

중하의 서민층은 몇 장의 티슈가 겹쳐있다. 빈곤층보다 티슈의 수는 많다.

물 몇 방울은 흡수하며 버티겠지만 이내 곧 뚫려버린다.

이들은 자유주의 금융시대에 저축과 펀드로 열심히 부를 늘려보지만 결국 티슈만 계속 늘려가며

겹치기 할 뿐이다. 티슈 수가 늘어나면서 A4 종이를 나타내는 중산층과 동일하다 착각한다.

 

앞서 말했듯 중산층은 A4지다. 물 몇 방울 정도는 지속적으로 떨어져도

종이를 여러 겹 준비해놓으면 충분히 버티고 물을 일정정도 담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A4 용지도 지속적으로 물을 접하게되면 종이전체가 흐물흐물해지면서 다 갈라지고 만다.

 

드디어 가장 강력한 놈이 등장하는데 코팅지다. 이녀석은 물은 커녕 물속에서 헤엄쳐 다녀도 끄덕없다. 오히려 물이 떨어지면 코팅지를 타고내려서 다른 종이들을 적셔버린다. 그러면서 코팅지를 더 넓혀야 다른 종이들이 위험한 물에 젖지 않도록 보호해줄 수 있다고 한다.

 

우리 사회는 모두가 코팅지를 원한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적 시장기제는 코팅지에 계급적 가치를 높게 부여했다. 시장에서 돈은 곧 계급이고 계급은 곧 돈이다. 티슈와 A4지를 아무리 겹쳐놓아도 코팅지가 될 수는 없다. 이것은 공고해진 신자유주의적 시장기제의 계급체계이다.

 

시장이 존재하는 한 이 계급은 깨질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렇다면 결론은 어차피 시장에서 코팅지를 다 사용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이러한 시장 경쟁논리는 너무나 비인간적이다. 시장 기제로는 더 이상 인간적 가치를 기대하기 어렵다.

 

오늘 신문기사에 암 때문에 자식을 데리고 여관을 전전하다 숨진 36세 젊은 가장의 기사가 있었다.

이 사람은 그야말로 티슈 한 장에 불과하다. 우리 나라 국민 대다수는 자기가 코팅지 쯤 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살고 있다. 물방울이 떨어졌을 때 그제야 내가 티슈구나.... 인식하게 되지만 때는 늦었다.

 

더욱 웃긴 것은 시장과 시장을 신봉하는 정부가 이런 착각을 부추키고 있다는 것이다.

저 기사를 보고 참담하고 또 참담할 뿐이다. 하늘도 서러운지 오늘은 비가 내리고 있다.....

 

사회권적 기본권도 본인의 노력으로 일궈내야한다는 생각을 가진 한국 사회는 그야말로 은하계 최고의 신자유주의적 시장국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