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현장과 이론의 차이
2010년경에 쓴 글입니다.
어제 복지관의 한 직원이 “팀장님 저희가 클라이언트 밑에 있는건 아니죠?” 라고 수퍼비전을 요청하였다. 어르신들이 자기를 너무 막 대한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배울 때 클라이언트와 전문적 관계를 지향하라 했지만 현장에서 클라언트와 전문적 관계를 형성하여 목표를 설정하고 과제를 동반자적 입장에서 수행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이럴 때 중견 사회복지사들은 ‘학교에서 배운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 라고 말한다. 전문가라 자칭하면서도 정체성의 혼란과 실천이론의 적용에 대해 어려움을 겪는다. 사회사업 실천의 전문적 동기는 종교적 또는 상호부조적 동기로 후퇴하면서 사회복지사는 소진을 맞게 된다. 경험적 근거에 의하면 이러한 경우 사회복지사들은 ‘상담 기술이 부족하거나 적성에 맞지 않는다, 내가 전문적이지 못하구나’ 라며 개인 내적 요인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
사회복지사는 과연 클라이언트와 전문적 관계를 통해 원조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직인가? 배움의 수준은 전문적이되 현장에서의 실천수준은 그 반도 되지 않는다. 많은 기관들이 1차적 욕구 또는 생리적 욕구 해결을 위한 단순 원조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서구 국가의 사회복지가 자본의 병폐를 넘어서 부의 재분배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인데 반해, 우리의 사회복지는 정권과 자본에 부역하며 사회통제적 수단이나 시혜적 수단으로 활용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의 차이가 서구 복지이론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한국 사회복지실천 현장의 어려움을 일면 보여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따라서 실천이론 적용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를 현장의 사회복지사들이 ‘고뇌와 소진’이라는 형태로 그대로 떠안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실천이론의 현장 적용에 대한 어려움의 원인조차 모른 체 현장을 떠나게 되어 사회복지에 대한 불신과 배신감까지 가지는 안타까운 일들까지 벌어지고 있다.
사회복지학과는 점점 늘고 사회복지사도 기하급수적으로 양성되는데 여전히 한국적 상황을 고려한
사회복지 실천이론은 요원하기만 하다. 자격제도 개선, 사회복지사의 전문화, 처우개선 등 많은 할일들이 있지만 이러한 상황을 포괄적으로 커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고유한 한국적 상황의 사회복지 실천이론의 존재이다. 한국적 상황의 사회복지 실천이론이 개발될 때 사회복지사의 전문적 지위와 처우개선 등에 대한 상황들은 자연스레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