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일기

사회복지사 처우개선에 관한 의견

시골공무원 2021. 9. 28. 16:15

2010년경에 쓴 글입니다.

* 사회복지사 처우개선에 대한 의견

 

- 사회복지사 10년차입니다. 어느 직종이나 자기가 일하는 업에서 더 나은 처우를 위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에 사실 냉철하게 보면 사회복지사라고 더 별나게 처우를 개선해야겠다 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냐면 타 직종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처우 개선을 위해 부단하게 노력하는 반면 비영리 특히 사회복지 분야에서 처우 개선을 위해 사회복지사 개개인은 그다지 노력도 안하고 안일하게 안주하면서 처우는 열악하다고 불평불만 하는 것을 많이 봐온터라 이 부분에 있어서 사실 후한 점수를 주고 싶지 않습니다. 사회복지사가 언제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처럼 처절하게 싸운 적이 있습니까?

하다못해 클라이언트의 권익을 위해서라도 처절하게 싸운적 있습니까? 사회복지의 주인은 사회복지사인데도 주인행세 제대로 못해놓고 처우개선하자고 하니 씨가 안먹히는 것 같습니다.

 

- 사회복지사 처우가 왜 열악해졌는지 먼저 알아야 처우 개선에 대한 해결책이 생길 것 같습니다.

 

첫째 사회복지사 자격제도입니다. 사회사업가는 클라이언트 체계와 환경체계를 아울러 지역을 복지생태화 시켜야 하는 전문인입니다. 하지만 자격제도는 어떻습니까? 자격제도는 누구든지 복지사 자격증을 따놓게 해놓았습니다. 출발부터 사회복지사를 전문인으로 포지셔닝을 못했기 때문에 처우는 당연히 열악하고 처우 개선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1급 시험을 대안으로 내놓았지만 자격 급수가 차별화된 처우의 기준이 되거나 또는 전문성을 가르는 기준이 못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격제도가 개선되어야 합니다. 기존의 14과목 (12과목인가?)만 이수하면 자격이 발급되는 제도를 폐지하고 대학 정규 교육 (사이버 대학 제외)과 현장실습 강화를 통해서 사회복지사가 배출되도록 해야합니다. 이는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해결해야할 일이지만 여전히 숙원사업일 뿐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조성철 회장과의 면담에서도 어려운 부분이라 하여 희망은 없어 보입니다.

 

둘째. 대학교육의 내실화입니다. 사회복지학은 경제학, 사회학, 철학, 심리학, 법학 등 사회과학 전반을 아울러 인간의 행복추구를 위해 최적화된 학문의 요체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학교육은 사회복지학과에 개설된 복지관련 학문만 교육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교육 패러다임과 시스템은 약자를 돕는 사회복지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것이 권위주의정권을 거쳐오면서 다양한 사회복지사의 역할을 축소시켜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사회복지학은 사회과학입니다. 사회복지사는 사회과학도입니다. 사회과학도는 세상을 바라보는 사실과 그 이면의 것까지도 보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사회복지사가 사회과학도로서의 관점을 유지하지 못하면 표면에 나타난 것을 문제로 규정짓고 껍데기만 치유하는 그저 돕는 사람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사회과학적 관점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과학도로서의 사회복지사를 양산할 수 있다면 표면에 나타난 문제를 넘어서서 지역, 복지 당사자, 기관, 사회사업가 등을 아울리 전체를 조망하며 문제를 보통의 사람 살이로 풀어나갈 수 있는 지혜를 발휘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위해서 현재의 사회복지학 교육에 있어서 철학, 인권, 인문학 등 다양하게 접하고 고민할 수 있는 커리큐럼이 개설되어야 합니다. 처우 개선의 시작은 사회복지사 개개인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을 때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사회복지법인의 공익이사제와 사회복지사 노동조합 도입이 필요합니다. 최근 영화 도가니로 인해 다시금 사회복지 법인의 공익이사제 문제가 이슈화 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복지현장에는 6.25 이후 복지 1세대가 저물고 복지 2.3세대가 꽃을 피고 있습니다. 1세대들이 이룩한 복지법인의 성장은 분명 치하할 일이겠지만 이를 세습하고 사유화하는 대형 복지 법인들이 사회복지사 처우를 갉아먹고 있는 내부적 요인이기도 합니다. 또한 대국민 사회복지 인식에도 방해가 되고 있음은 두말할 여지가 없습니다. 대형복지법인에서는 전용, 전횡, 횡령 등 각종 비리가 판치고 있습니다. 사실 직원 급여 및 처우는 지자체의 의지도 크게 작용합니다. 따라서 단위사업장별로 직장노조가 생겨나고 시, 도 단위로 노동조합이 결성된다면, 노조와 지자체가 처우 개선을 위해 협의를 하면 되는 것입니다.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인데 유독 한국에서는 이념화와 관련되어 노동조합 결성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복지 법인에 공익이사제가 도입되고, 직장별로 노동조합이 결성된다면 사회복지사의 처우 개선 우리 스스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넷째, 각종 협회 정리되어야 합니다. 복지라는 구실로 모여 이합집산하는 수많은 복지 관련 단체들이 정리되어져야 합니다. 각 단체의 회원들의 복리와 권리를 위해 만들어진 단체이지만 단체 관련자들의 배를 불리는 일 외에 더 큰 일을 본 적이 없습니다. 제대로 된 일은 대부분 시민단체에서 하는 것을 많이 봐왔습니다. 정부예산 갉아서 협회 배불릴일 하지말고 통합과 정리를 통해 집중과 분산이 제대로 되어야 사회복지사 처우개선에 간접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섯째,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현실화와 사회복지직 계약직 폐지입니다. 97년 금융위기 이후 종신고용과 완전고용에 대한 신화가 깨지면서 불안정한 계약직이 너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모든 직업이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지만 특히 사회복지직은 더욱 어려워지는 경제 여건속에서 소외된 계층에 대한 직접 서비스를 정부 대신해주고 있는 사실상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사업수행에 부족한 인원을 계약직으로 충원하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같은 사회복지 일을 하고 있음에도 지역별, 기관별 임금 편차가 생겨나고 있어 사회복지사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다. 따라서 직접적인 휴먼서비스는 진정성과 지속성이 중요하기에 민간 기관의 사회복지직은 전원 정규직으로 고용하여 고용 불안을 해소하여 서비스의 질으 높아질 수 있도록 해야하며, 사회복지 직군별로 차별화되어 있는 급여를 동일노동 동일임금으로 제도화하여 어느 현장에서 일을 하더라도 사회복지직으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내부 고객이 먼저 만족할 수 있어야 함은 자명한 일이다.